[한방칼럼] 비알코올성 지방간
[한방칼럼] 비알코올성 지방간
  • 김미경 상지한방병원 내과 과장
  • 승인 2019.03.05 07: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미경 상지한방병원 내과 과장
김미경 상지한방병원 내과 과장

복부비만과 피로가 있을 뿐인데, 지방간이라고?

61세 남성 한비만씨는 최근 몸이 무겁고 피로감을 자주 느껴 한방병원에 방문하였다. 한 씨는 1년 전 퇴직 후 집 안에서만 지내면서 활동량은 줄었으나 식사량은 늘면서 1년간 5-6 kg이 증가하였다고 하였다.

예전에 직장 내 건강검진에서 공복혈당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약간 높지만 약물치료가 필요한 정도는 아니라고 하여 현재 복용 중인 약물은 없었다. 담배는 피우지 않고 술은 한 달에 한두 번 친구들을 만날 때 소주 한 두 잔을 비우는 정도였다. 체중이 늘었다고는 하나 복부에만 살이 붙었을 뿐, 얼굴이나 팔 다리는 날렵한 편이었다.

기운이 없다며 보약을 지으러 왔다는 한 씨에게 혈액검사를 먼저 권했다. 혈청 간효소 수치는 정상 범위의 1.5배로 약간 상승하였다. 한 씨에게 지방간의 가능성을 설명하고 복부 초음파를 권했다. 한 씨는 먹는 약도 없고 술도 잘 마시지 않는데 간에 문제가 생겼다는 말에 의아해 했다. 한 씨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이란?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은 알코올 외에 다른 원인으로 간에 과도하게 지방이 쌓여서 발생하는 일련의 질환군을 말한다.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은 왜 생기는 것일까?

지방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거나 지방 외에도 몸 안에 포도당이 지나치게 많을 경우 간은 잉여 영양분을 중성지방(triglyceride)의 형태로 바꿔서 저장한다.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져도 지방세포의 지질분해가 억제되어 간에 유입되는 유리지방산이 증가하면서 간에 저장되는 중성지방의 양이 증가한다.

지방간은 임상증상이 전혀 없거나, 있더라도 피로나 소화불량 복부불쾌감과 같이 비특이적 증상만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니 지방간이 있는 줄도 모르고 지내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단순히 간에 지방이 많이 쌓인 상태 자체는 직접적으로 건강에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그러나 과도하게 쌓인 지방조직에서 발생하는 일련의 염증반응들은 지방간염을 일으킬 수 있고, 염증성 손상이 반복되면 간이 딱딱하게 굳는 섬유화가 진행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간경변증, 간암으로까지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 환자는 중증 간질환뿐만 아니라 심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있으므로 증상이 없다고 해서 방치해서는 안 될 일이다. 따라서 비알코올 지방간의 고위험군, 즉, 복부비만, 이상지질혈증, 당뇨나 내당능장애와 같은 대사증후군이 있는 사람이라면 몸에 특별한 문제가 없더라도 일상적으로 간기능 검사를 해 볼 것을 권한다.

비알코올 지방간의 생활습관 관리

지방간을 확인했다면 생활습관 관리를 오늘 당장 시작해야 한다. 체중감량을 통해 간의 염증이나 섬유화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너무 급하게 살을 빼면 요요현상이 올 수도 있을 뿐 아니라 지방간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욕심 부리지 말고 천천히 조금씩 감량해야 한다.

혹 체중이 줄지 않더라도 활동량을 늘리는 것만으로도 간의 지방을 줄일 수 있고 대사증후군을 개선시킬 수 있다. 빠르게 걷기나 조깅, 수영, 자전거타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을 30분 이상, 주 2-3회 이상, 6주 이상 지속해 보자. 탄수화물과 과당섭취를 줄이고 신선한 야채와 양질의 단백질 위주로 식단을 짜 보자.

비알코올 지방간의 한의 치료

생활습관 관리는 길고 험난한 길이다. 운동과 식단조절, 체중감량과 같은 생활습관 관리의 효율을 높이고자 한다면, 가까운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을 방문하실 것을 권한다.

한의학에서는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의 상태를 간의 기능이 떨어져 노폐물(습담)이 쌓이고 여기서 염증(화열)이 생긴 것으로 간주하여 간의 열을 내리고 노폐물을 제거하는 한약을 사용한다. 대사증후군이나 복부비만을 동반한 경우 몸의 대사를 개선시키는 약물과 침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단, 간에 이미 부하가 걸리기 시작한 시점이므로 한약재나 한약처방을 무분별하게 복용해서는 안된다. 반드시 한의 전문의료기관에서 한의사의 진료에 따라 안전하고 효과적인 지방간 관리를 시작하시기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